춘화도 감상하기

신윤복 - 춘화도(소년전홍)

낙천지명 2016. 5. 3. 14:08



조선시대의 양반들의 성희롱 장면이라 해서 모 일간지 기사를 보고 ...    

유교적인 가면에 가려진 우리나라 姓은 아직도 건전한 성의식이 정착되지 못 할 뿐 아니라

성교육 환경  또한  아쉽고 또 시급한 문제입니다...

 더 진하고 노골적인 춘화도를 함부로 소개하지 못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입니다.

 

 소년전홍(少年剪紅)이라  이름 붙여진 신윤복의 그림.


집안에서 쓰는 사방관을 쓰고 있는 것으로 봐서 자기집 후원의 한적한 곳이 분명한데

수염은 없어 17,8세 쯤으로 보이나  상투를 튼 것이 장가를 일찍 갔군요. 

여인은 미투리를 신고 있고, 연한 옥색 치마에 붉은 옷고름이 달린 저고리를 입고 

가체를  올린 것으로 봐서  어느 여염집 부녀자 라고 하는 이도 있지만,   

아래 그림에서 확인 할 수 있는바,  저 젊은 선비 집의 몸종 임을 알 수 있다.


 남성을 상징하듯 불끈 솟은 괴석  그리고 부끄러운듯 백일홍이 피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왼쪽의 백일홍은 높고  오른쪽의 백일홍은 작고 낮다. 

연상의 여인과 연하의 남자다.  담장위로 돋아나는 작고 여린 풀은 젊은 선비를 의미한다.

신윤복의 춘화도 그림은 반드시 꽃말을 알아야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많은 꽃중에 하필 백일홍을 그려 넣었을까 ?  백일홍의 꽃말은 인연(因緣)이다.

 상식적으론 맺을 수 없는 관계지만, 백일홍을 그려 넣음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설정된다.


 

 


 

비록 엉덩이는 뒤로 빠져 있지만,  이미 쭉 뻗은 팔과 손목은 내것이 아니다.   

은은한 눈길마져  마주하고 있으니,  곧 엉덩이도 못 이긴척 뒤 따를 것이 분명하다. 

 법정스님 말씀을 따르면,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 했는데... 뒷 감당은 어찌 할꼬~ 


" 봄날이라~ 그런지 많이도 이뻐구려 ! " ,   " 잠깐~ 이리 와 보게 ! "

" 아~ㄴ~~ 되~요...   내당  마님이  아시면  어쩌시려고 ..... "     

 " 글쎄 ! 그러지 말고 잠깐만 와 보게나 ",    " 아 ~ㅇ    되 는 데 "  



두 사람에게 어울리는 화제 또한 절묘하다.

 밀엽농퇴록 (密葉濃堆綠) - 빽빽한 잎은 짙은 녹음으로 쌓여 가니        

번지쇄전홍 (繁枝碎剪紅) - 번성한 가지는 붉은 꽃을 꺽어 떨어트린다. 

  

자연의 순리는  꽃이 지고 나면 가지가  드디어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봄날의 춘심이 서로에게 쌓이면 그 기운은 걷잡을 수 없이 넘처 분출한다.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여  견디어 내기에는  젊음이 너무나도 잔인하다. 

  그래서 기어이 능동적으로 가지가  먼저 뚫고 올라가 꽃을 떨어트린다 는 뜻이다. 

 

 

 

혜원의  또 다른 그림  '常春野興' 에서 술시중하는 몸종의 날렵한 몸 동작이다. 

고관대작의 후원에서 흥이 벌어지는 정원의 좁은 섬돌위를 걸어서 제비처럼 방향을 바꾼다.

길쭉한 이조백자의 술과 술잔들이 앙증맞은 술상 위에서 전혀 흔들리 않게 걸어가고 있다. 

이 여인도 신윤복의 '미인도' 처럼  경추에서 뒷꿈치까지 일직선이다. 

골격이 변형되지 않은 아주 건강한, 흔히 요즈음  하는말로  나르는 제비 '물찬제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