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글

천하의 명승지 - 장강삼협

낙천지명 2016. 6. 26. 02:01

 

 

요즘 국내외 뉴스들은 별로 유쾌하지 못합니다.

이럴때는 마음이 휘둘리지 말고,  더 넓은 곳으로 마음의 여행을 떠나 보시길 권합니다.

아래 글은 제기 2010년에 모 카페에 올린 글을 재편집해서 옮겨 보았습니다. 

     
천하제일의 명승지 양자강에 자리한  白帝城과 長江三峽을 따라 옛 영웅들의 숨결을 느껴봅니다.
다시는 가 볼수 없는 명승지 일지도 모르기에 미리 여행을 떠나 봅니다.


 

 

 

문명과 역사 그리고 수많은 영웅호걸들의 흔적이 서려있는 중국의 젓줄 양자강이다.
스처 지나간 영웅들의 숨결을 간직한 채 도도히 흐르는 장강은 오늘도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뒤에 소개하는 산샤댐은 제2협인 무협과 제3협인 서릉협 사이에 건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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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협인 구당협 입구에 위치한 백제성 - 산샤댐 건설전 >

 

삼국지 영웅들의 웅대한 격전장이며, 유비가 관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무리하게 출정한다. 

그러나 오나라 총사령관 육손의 계략에 말려 8만을 잃는 이능싸움에서 패한 후 숨을 거둔 곳이다.

유비군의 서반부를 지키는 요충지로 이곳에서부터  강폭이 500m 에서 150m로 좁아지면서
급류와 역류를 거듭하는 곳으로  그 유명한 유비의 전방사령부가 위치했던 초나라의 요새다.
익덕 장비의 묘를 포함하여 수많은 영울들의 전설과 숨결이 어려있는 곳이다.

 

신은 이곳에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무대를 설치해 놓고 영웅들을 등장시켜 전쟁을 연출했다. 

 

 

 

백제성 내부는 각자 찾아서 관람하세요.

 

 

 

강물이 거대하게 일렁이는 장관을 수면가까이서 볼수 있는 반대편 산자락에 위치한 누각들. 

 

 

 

< 백제성에 있는  '유비탁고도' >


좌로부터 장포, 제갈량, 유비, 그 유명한 조자룡, 그리고 제갈량에게 절하는 두 아들이다.
맏아들 유선은 이때 성도를 지키느라 이곳에 오지 않았다. 
전쟁에 패한 후 죽음을 예견한 유비는 어린 두아들 유리와 유영 그리고 제갈량을 불러놓고
" 내 아들을 보좌하기에 족하면 보좌를 하고 그렇지 못하면 그대가 왕좌를 계승하시오"
하고 눈을 감았다. 혈육보다는 민초편에서 한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 유비이기에

백성으로부터 존경과 우러름을 받았고, 백제성이 더욱 더 정신적 위상으로 높이 떠있는 것이다.

그후에 눈물없이는 읽을 수 없는 제갈량의 명문장 "출사표" 가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백제성에서 바라다 본 구당협은 너무나 장관이라 중국지폐(10위안)에 그려졌다.
백제성을 詩城으로도 부르는데, 당대의 시인 이백뿐 아니라  두보가 거처했던 서각이
남아있고,

백낙천으로 더 잘 알려진 백거이, 그리고 유우석등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북송때의 소동파 황정견 육유등 역대 명시인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명승지다. 

시성으로 불리우는 두보는 율시 800 여수를 남겼는데 그중 약 400 수를  썼다 하니
백제성이 얼마나 시심을 불러 일으키는 천하의 절경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두보의 시 한수 감상하고 갑니다.

   白 帝 城 樓
江度寒山閣 - 강물이 흘러가는 산 아래 누각
      城高絶寒樓 - 성이 솟아있는 드높은 차디찬 누각
               翠屛宜晩對 - 푸른병풍산 해질 무렵 마주하면 아름답고
                白谷會心遊 - 백제성 골짜기는 깊이 들어 즐기기 알맞다
  急急能鳴厓 - 빠르게 날며 울어대는 기러기떼
         輕輕不下鷗 - 경쾌히 날며 내려오지 않는 갈매기떼
  夷陵春免起 - 이릉지역에 봄빛이 다시 감돌면
   漸擬放扁舟 - 조각배 놓아 동쪽으로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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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최고의 시인 이백의 절묘한 칠언절구의 시 "조발백제성" 을 감상해 보자.
  

早 發 白 帝 城
朝辭白帝 彩雲間 아침에 구름 영롱한 백제성을 떠나
         千里江陵 一日還  -  천리길 강릉(형주) 으로 하루만에 돌아오네
             兩岸猿聲 啼不住 -  양 강가에는 원숭이의 울음소리 그치지 않는데
   輕舟已過 萬重山 -  가벼운 배는 이미 만겹산을 지나갔다.

안녹산의 난에 연루되어 누명을 쓰고 양자강을 올라 사천성 깊은 산골로 귀양을 가던 중,
이곳 백제성에 이르렀을 때 사면령이 떨어지자  다시 강릉으로 되돌아 가면서 지은 시다.

 

 

 좌측은 주은래의 글씨이고,  오른쪽은 등소평이 초서로 쓴 시 "조발백제성"  이다.  

 

중국인들이 애송하는 유명한 시다.

2007년 중국의 지도자 장쩌민은 쿠바에 방문했을때 윗시를 인용한 詩로 미국을 조롱했다.


         朝辭華夏 彩雲間  -  아침에 꽃구름 가득한 중국을 떠났는데
       萬里南美 十日還  -  불과 열흘만에 만리밖 남미에 와 있네
兩岸風聲 狂帶雨  -  강건너 비바람은 미친듯 거센데
           靑松傲骨 定如山  -  푸른솔처럼 강직함은 산 같이 의연하네.

 

쿠바를 핍박하는 미국을 미친듯한 비바람으로 표현하고,

이에 맞서는 카스트로를 산같이 강직하고 의연하다는 시구로 카스트로를 지지했다.
중국의 국력과 경제력이 막강했음을 시사하는, 즉 미국에 대한 간접적인 선전포고로
양국의 표면적인 패권쟁탈의 서막이 열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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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먼저 ~ 
장강삼협의 급물살을 타고 유람이나 떠나봅시다. 
  

 

 

 

 수백척 깍아지른 절벽에서 떨어지는  우기의 엄청난 량의 물줄기는

 마치~  하늘에서 땅으로 직접 쏟아져 떨어지는 듯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 고개를 들어 태허를 바라보니,  옥룡들이 서로 할퀴고 싸우는둣 하구나 ! '

삼국지의  백미중의 백미로 손꼽히는 황승언의 시가 생각나는 장관입니다.

 

 

 

 

맑게 흐르는 창강위를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한다면

나는 노를 젓고,  그대는 노래를 부르게 하리라 ~

 

 

 

 

장강 저멀리 아득한 곳으로 임을 떠나 보낼때에는 그 단장의 아픔이

슬픈 눈물이 되어 장강을 적시고,  돌아오는 棧道가 얼마나 험난 했겠는가...

    사랑과 슬픔,  연인들의 꿈과 야망을 품고 장강을 오늘도 유유히 흐른다.

 

 

 

 

인생은 어디서 나와  어디로 무상히 흘러가는가  ?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장강의 물결을 거역하며 호령하고 큰 뜻을 품었지만,

 아무도 우리들 앞에 다시는 살아 돌아오지 못하고 역사의 장강속으로 사라졌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초나라 시인 굴원은 '어부사'를 통해 그답을 알려 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이창에 있는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사당 

 

 

중국인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는 초나라 시인 굴원.

그를 기리는 축제가 매년 성대히 열린다.

 

 

<  그 림 -  최 북  >

 

 

어부사(漁父辭): 어부 이야기

屈原旣放(굴원기방): 굴원이 이미 쫓겨나

游於江潭(유어강담): 강가와 물가에 노닐고

行吟澤畔(행음택반): 못가에서 시를 읊조리고 다니는데,

顔色樵悴(안색초췌): 얼굴색은 초췌하고

形容枯槁(형용고고): 모습은 수척해 보였다.

漁父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어부견이문지왈 자비삼려대부여):

어부가 그를 보고 묻기를,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니십니까?

何故至於斯(하고지어사): 무슨 까닭으로 이 지경에 이르셨습니까? 하니,

 

屈原曰, 擧世皆濁(굴원왈 거세개탁): 굴원이 말하기를, 세상이 다 혼탁한데

我獨淸(아독청): 나 홀로 깨끗하고

衆人皆醉(중인개취): 모든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我獨醒(아독성): 나 홀로 깨어 있었습니다

是以見放(시이견방): 이런 까닭에 추방을 당했다.고 하니

 

漁父曰 聖人(어부왈 성인): 어부가 말하기를, 성인은

不凝滯於物(불응체어물): 세상 사물에 얽매이지 않지만

而能與世推移(이능여세추이): 세상을 따라 변하여 갈 수 있어야 합니다.

世人皆濁(세인개탁): 세상 사람들이 모두 탁하면

何不굴其泥而揚其波 : 어찌 진흙탕을 휘어저 그 물결을 일으키지 않으며,

衆人皆醉(중인개취): 뭇 사람이 모두 취해 있거늘

何不飽其糟而철其리 : 어째하여 술지게미를 먹고 박주(薄酒)를 마시지 않으십니까?

何故로 深思高擧(하고로 심사고거): 어찌하여 깊이 생각하고 고결하게 처신하여

自令放爲(자령방위): 스스로 쫓겨남을 당하게 하십니까? 하니

 

屈原曰, 吾聞之(굴원왈, 오문지): 굴원이 말하기를, 내가 듣건대

新沐者(신목자):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必彈冠(필탄관): 반드시 관을 털어서 쓰고,

新浴者(신욕자): 새로 목욕한 사람은

必振衣(필진의): 반드시 옷을 털어서 입는다고 하였소.

安能以身之察察(안능이신지찰찰): 어찌 맑고 깨끗한 몸으로  

受物之汶汶者乎?(수물지문문자호): 더러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소?

寧赴湘流(녕부상류): 차라리 상수에 몸을 던져 

葬於江魚之腹中(장어강어지복중): 물고기 뱃속에 장사를 지낼지언정

安能以皓皓之白(안능이호호지백): 어찌 결백한 몸으로서

而蒙世俗之塵埃乎 : 세속의 티끌과 먼지를 뒤집어 쓸 수 있겠소? 하니

 

漁父(어부): 어부는

莞爾而笑(완이이소): 빙그레 웃고서,

而去(고설이거): 노를 두드리고 떠나가면서,

乃歌曰, 滄浪之水淸兮(내가왈, 창랑지수청혜): 이렇게 노래하기를, 창랑의 물이 맑으면

可以濯吾纓(가이탁오영): 내 갓끈을 씻고,

滄浪之水濁兮(창랑지수탁혜): 창랑의 물이 흐리면

可以濯吾足(가이탁오족): 내 발을 씻으리라. 하곤

遂去不復與言(수거불부여언): 마침내 떠나가고 다시는 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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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공포의 댐 산샤 (三峽) 댐이다.
2009년 16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담수를 시작했다고 한다.
평소 수위가 60m 이나 만수가 되면 176m 라 한다. 평소보다 100m나 수위가 올라간다.
수위 156m 이상은 정말 위험하다고 국내외 과학자나 중국내에서도 시끄럽다.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   백제성이 물에 잠길 운명이다. 이미 화려한 유적들을 철거하는
폭파작업이 시작되었다는 보도가 간간히 나오기 시작한다. 

 

 

 

  원자력 발전소 20기가 동시에 발전하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양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왜 ?   세계의 환경연구가들이 우려하는 댐을 기필코 만들어야만 하는가 ?
엄청난 양의 저수량으로 인해  환경재앙이 예고되는 연구가 수없이 발표되지만,
중국은 그들에게 테러까지 감행하면서 기어이 큰 일을 해내고 말았다.
말 무슨의도가 숨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치적인 의도와 미래에 대한 중국지도자들의 음모를 안다고 한들 어찌겠냐 마는...

 

 

 

 

댐 담수로  점점 흉물스럽게 물에 잠기는 백제성  ...........  

그토록 시를 사랑하고  시가 없으면 대화가 안된다고 자부하는 중국인들 스스로가
詩心이 절로 동한다는 白帝城을 수장시킨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

 대홍수로 산샤댐이 무너지길 바랐던 것은  저만의 무모한 욕심일까 .......

 

 

 

다행스럽게도 만수위를 대비해 석축을 쌓고 재정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음에 썩 내키지는 않지만,  그나마 백제성을 잘 복원해 놓았다.  

수위가 많이 올라간 지금 현재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