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글

어떻게 살 것인가 ?

낙천지명 2017. 7. 1. 15:08

 

 

우리의 선조들은 자연의 이치를 잘 관찰하여 삶의 지혜로 삼은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조선후기 지식인이었던 연암 박지원의'澹 然 亭 記'에 재미난 얘기가 있는데,

바로 '도하와 청장' 이란 새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온다.

두 종류 다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새이지만, 먹이를 구하는 습성은 전혀 다르다. 

 

 

도하(淘河)는 일명 사다새다.

진흙과 뻘을 부리로 헤집고 다니며, 부평과 마름같은 물풀을 뒤적이며,

 쉴 새 없이 먹을 물고기를 찾아다닌다.

 

 

그래서~ 깃털과 발톱은 물론, 부리까지 진흙과 온갖 더러운 것들을 뒤집어쓴다.

허둥지둥 잠시도 가만 있지 않고, 부지런히 먹이를 찾아 헤매고 다니지만,

종일토록 배불리 먹지 못하고,  늘 굶주린 상태로 살아간다.

 

 

그러나  청장(靑莊)의 여유로운 자태는 우리 인간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청장은 해오라기의 별명이다. 혹은  신천옹(信天翁)으로도 불린다

이 새는 맑고 깨끗한 물가에 날개를 접은 채 神仙처럼 미동도 없이 서 있다.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좀체 옮기는 법이 없다. 

 게을러서 꼼짝도 하기 싫은 모양으로 마냥 서있다.

바람결에 들려오는 희미한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듯

내면을 관조한 채 아련한 표정으로 수문장처럼 서 있다. 

 

 

그러다  물고기가 멋모르고 앞을 지나가면,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고개를 숙여 날름 잡아먹는다 

도하는 죽을 고생을 해도 늘 허기를 면치 못하지만,

 청장은 한가로우면서도 절대 굶주리는 법이 없다.

 

 

먹이를 찾아 부지런히 쫓아다니면 먹이는 오히려 멀리 달아나 숨어버린다. 

그러나 욕심을 버리고 담백하게 있으면

애써 구하지 않아도 먹이가 제 발로 찾아온다. 

 

때로는 분에 넘치는 것이 오기도 하지만, 무심히 바라볼 뿐 취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여유로움과 품위 때문에 신천옹으로 불리는가 싶다. 

 

 

연암 박지원은 이 두 가지 새에 대해 설명한 후,

이것을 세상에서 부귀와 명리를 구하는 태도에 견주었다.

권력이든 명예든 쟁취의 대상이 되어서는 내 손에 들어오는 법이 없다.

아둥바둥 갖고자 애쓸수록 몸만 더럽힐뿐 오히려 멀어 진다.

 

담백한 태도로 품위를 유지하며 신중함을 지키고,

 희로애락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때, 

보통 사람들이 밤낮 악착스레 얻으려 애쓰면서도 얻지 못하는 것들이

바야흐로 저절로 내 앞에 이르게 된다.

 

하늘을 믿고 작위하지 않는 청장과 같은 삶,

즉  조금만 있어도 만족하지만 넘치면 오히려 화가 도래한다. 

그러한  마음속에 넉넉함이 절로 깃든다. 

  

< 신천옹 (信天翁, 알바트로스)의 멋진 자태 >

 

거대한 날개로 6일 동안 한번의 날개짓도 없이 날 수 있고,

두달 안에 지구를 한바퀴 도는, 세상에서 가장 멀리, 가장 높이 나는 새

알바트로스가 한번도 쉬지 않고 먼 거리를 날수 있는 것은 

바람을 이용한 기류를 파악해서 비행하기 때문이다. 

 

한 번 날개를 펴면 그 그림자가 하늘을 덮고 만리를 간다 하여

'하늘의 조상이 보낸 새' 라는 뜻으로 '信天翁'으로 불린답니다.   

  

 

순하고 맑은 눈을 가졌지만,

모든 생명이 거친 비바람과 폭풍우를 피해 숨는 그때

알바트로스는 숨지 않고 당당하게 절벽에 서 있습니다. 

바람이 거세질때 바람에 의지하여 절벽에서 뛰어 내립니다.

폭풍우 몰아치는 최악의 위기가, 비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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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  우리 인간은 과연 !

도하처럼 살지 않고,  청장처럼 여유롭게 살 수 있을까 ?

    그리고 신천옹처럼 창공을 맘껏 날며 고품격의 삶을 살 수 있을까 ???

 

차근차근 ~ 그 가능성들을 추적해 보기로 합시다.